은빛 억새평원이 아름다운 곳, 명성산에 가다 1
해질녘 은빛 물결을 이룬 명성산에 가다. (2014년 10월 11일)
여행 마지막 날, 작은 수목원 한 가운데 둘러보고 서울로 올라갈까, 아니면 억새가 한창일 명성산을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우리는 명성산을 택했다.
강원도 홍천에서 경기도 포천에 이르는 길은 드라이브 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이다. 한낮의 가을 햇살도 좋고, 곱게 단풍이 물들어 가는 창밖 풍경도 그림 같다. 우리는 1시 넘어 산정호수 주차장에 도착했다. 억새축제 기간이라 주차장은 행사장으로 변해 있었고, 산객들과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몰려든 인파로 붐볐다. 우리는 축제장에서 잔치국수로 점심을 먹고, 늦은 시간이라 억새평원이 펼쳐진 팔각정까지만 다녀 오기로 했다.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은 산객들로 가득 차 있어, 명성산은 몸살을 앓고 있었다. 한적한 산행을 했던 가리산 산행 과 비교가 되었다. 그나마 팔각정까지 가는 산길은 넓게 이루어져 있어 다행이다. 두 시간가량 걸었을까. 드디어 억새평원이 나타났다. 늦은 오후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은빛 물결이 눈부시다. 억새평원에 자리 잡고 앉아 김밥을 먹고 일어서니, 산 중턱에 걸려 있던 해가 뉘엿뉘엿 넘어 가고 있었다. 5시 가까운 시간이 되니 하산하라는 방송이 계속 흘러나와, 우리는 산객들을 따라 서둘러 하산하게 되었다. 산은 금방 어두워져, 어느 순간 깜깜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