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 같은 풍경에 온종일 마음 설렌 날, 덕유산에서 (2015년 2월 1일) 향적봉에서 바라보는 백두대간 능선은 황홀하다. 고산준령 속에 머물러 있는 운무는 자꾸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 우리는 오늘 삼공탐방센터까지 가야 해서 더 지체하지 못하고 중봉으로 향했다. 중봉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구상나무와 오래된 주목은 바람이 심해 키가 자라지 못하는 식물들 속에 우뚝 솟아 있어 더더욱 근사하다. 서해를 질러온 눈구름이 덕유산 줄기에 부딪혀서 겨울이면 자주 폭설이 내리는 덕유산은 언제 와도 감동이다. 게다가 밤사이 산봉우리에 갇힌 구름 속의 습기가 나뭇가지마다 얼어붙어 서리꽃을 만드는데, 그 풍경이 환상적이다. 우리는 서리꽃이 피어 있길 간절히 바랐지만 오늘도 좋은 날씨로 인해 아쉽게도 서리꽃은 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