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산 탁필봉에서 바라본 절경(2014년 10월 26일)
뒷실고개에서 오금이 저릴 정도로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가면 탁필봉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올라간 탁필봉, 그런데 금탑봉과 연화봉 너머로 보이는 축융봉 능선이 정말 아름답다.
선경에 노는 일이 아직 흐리지 않았거늘
늙은 나이 이 몸이 꿈속에 허무하게 들었던가.
어찌 알았으랴 이 신선의 목침을 베고 꿈속에서
저 청량산 아름다운 곳에 다시금 올라간 것을
이 몸이 저 시원한 열어구의 바람타고
하룻밤 지난 사이 온 산천을 구경했네.
늙은 중이 나에게 농가의 삿갓을 주면
일찍이 돌아와서 들 늙은이 되길 권했네.
<꿈에 청량산에 노닐면서> 경상북도 안동이 고향인 퇴계 이황(1501~1570)의 시이다.
조선 중기의 대학자이었던 퇴계는 스스로를 ‘청량산인’이라 부를 만큼 청량산을 사랑했다고 한다. 청량산은 퇴계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수학했고, 퇴계도 13세가 되던 해 청량산에 들어가 사촌들과 학문을 익혔다고 한다. 그 후 퇴계는 틈만 나면 청량산을 찾았는데, 도산서당을 지을 때도 청량산과 지금의 도산서원 자리를 두고 끝까지 망설였을 만큼 청량산에 애착을 보였다고 한다.
퇴계는 55세가 되던 해 청량산에 들어가 한 달간 머물면서 시를 쓰기도 했고, 자신을 ‘청량산인’이란 호를 쓴 것도 이 무렵부터라고 한다. 퇴계가 떠난 뒤 청량산은 선비의 산이 되어, 수많은 유학자들이 퇴계의 정신과 학문을 계승하려고 그의 발자취를 따라 청량산을 찾았다고 한다. 청량산을 올라야 퇴계의 높은 학문을 이해할 수 있다고 여겼기에 문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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