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선재길 트레킹 (2021년 11월 5일)
바쁘다는 핑계로 그동안 블로그 업데이트를 하지 못하였다.
3년 전 가을, 강원도 오대산 선재길 다녀온 사진을 이제 올리며 앞으로 여행 사진을 제때에 올려야겠다고 다짐했다.
‘오대산’은 주봉인 비로봉(1,563m)을 정점으로 두로봉· 상왕봉· 호령봉· 노인봉 등, 다섯 봉우리가 연꽃을 연상케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아들이 초등학생일 때 오대산 비로봉에 다녀온 이후, 오대산에 오면 월정사 숲길만 걷곤 하였다. 정말 오랜만에 딸과 함께 오대산 선재길 트레킹을 하기로 했다. 우리는 동트기 전에 집을 나섰지만, 가는 길이 만만치 않았다. 워낙 안개가 자욱하여 월정사 주차장에 9시 15분에야 도착했다. 월정사에서 첫 버스를 타니, 10분 후 상원사에 이르렀다.
고즈넉한 절집 상원사를 천천히 둘러보고, 선재길로 들어섰다. 선재 동자가 이 길을 걸으며 깨달음을 얻었듯이, 우리도 이 길을 걸으면서 마음을 다 비우고 나를 뒤돌아보기로 하였다. 선재길은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이어지는 편도 10km 정도 되는 숲길로, 지금은 상원사까지 도로가 있지만 도로가 놓이기 전에 스님과 불자들이 오가며 수행하던 길이자 오대산 화전민들이 나무를 베어다 팔던 길이었다고 한다. 트레킹 들머리에 천 년 전부터 다니던 길이라 ‘천년 옛길’이라고 표지판이 쓰여 있었다. 아픈 역사이지만 일제강점기 때에는 일본군이 오대산의 목재를 수탈할 때 이 계곡을 이용해 목재를 상류에서 하류로 운반했다고 한다.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신선한 바람과 계곡의 물소리, 새소리가 어우러져 마음까지 청명해진다. 아름드리 전나무가 즐비한 곳이 나타나면 쉬어가기도 하고, 늦가을 오대천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근심 걱정을 모두 내려놓고, 마음을 비울 수 있어 좋다. 섶다리를 건너면서 단풍터널이 나타나길 기대했지만, 한 주 늦게 오는 바람에 고운 단풍을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인적이 드문 곳에서 간식을 먹으며 잠시 마스크를 벗고 늦가을 냄새를 만끽했다. 월정사로 돌아와 전나무 숲길까지 한바퀴 돌고 나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코스 : 상원사거리-동피골-섶다리-회사거리-월정사-전나무숲길-월정사 일주문: 약 10km, 시간 : 편도 느리게 걸어 4시간)
상원사
섶다리
오대산 보메기의 가을(보를 막고 계곡물을 모아 물 위에 목재를 쌓아둔 후, 여름철 우기에 보를 터트려 계곡물을 이용해 목재를 이동시키는 용도로 사용)
월정사 가는 길
월정사 적광전(석가모니불을 모신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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