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우리에게 주신 소중한 선물
우리 엄마 그림에서 은은한 국화향기가 느껴진다.
지난번 고향 갈 때 언니의 아이디어로, 엄마와 아버지께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선물로 사드렸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버지께서는 먹을 갈아 글을 쓰셨고, 엄마께서는 반야심경을 계속 써서, 우리가 갔을 때마다 반야심경 쓴 공책을 꺼내와 보여주곤 하셨다. 그런데 아버지도 구부리고 앉아 붓글씨 쓰는 것이 어렵고, 엄마도 식탁에 앉아 글 쓰는 것이 힘드셨는지, 두 분 모두 글쓰는 것을 손에서 놓으셨다.
그래서 엄마 아버지께서 생각나는 대로 그림 그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각각 한통씩 사다드렸다. 그랬더니 엄마는 우리가 올라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예쁜 그림을 그리셨다. 국화꽃 한 다발을 꽃병에 꽂아 놓았더니 그 꽃과 따스한 창가에 놓여있던 화분을 보고 그린 그림 두 점, 완전 감동이다.
엄마 말씀으로는 75년 만에 그림을 다시 그려보았노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씀을 듣고 난 만감이 교차했다. 아버지께서도 오랫동안 학생들 지도를 하셨기에 원래 글도 잘 쓰시고 그림도 잘 그리신다. 그런데 지금은 엄마가 옆에서 그림을 그리셔도 ‘같이 그려야지!’라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가보다. 하지만 아버지도 조만간 우리에게 소중한 선물을 주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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