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륜산 아래 큰 절, 대흥사에 가다. (2014년 4월 13일)
한옥펜션에서 제주도 산객들이 해 놓은 아침을 나눠 먹고, 우리는 두륜산 아래 대흥사로 출발했다. 밤새 비가 내렸는데 다행히 대흥사로 가는 동안 서서히 비가 그쳤다. 비가 그치자 산사를 에워싸고 골짜기마다 물안개가 피어올라, 두륜산의 아침풍경은 가히 환상적이다.
두륜산 입구에서 대흥사까지 십리숲길의 장춘동 계곡은 동백나무숲과 왕벚나무(천연기념물, 173호)가 자생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진불암이 있는 산중턱까지 차로 올라가는데, 창문을 여니 얼굴에 스치는 알싸한 아침공기가 기분을 상쾌하게 해준다. 몇 년 전에 아침 일찍 밀양 표충사에 갔을 때에도 이런 느낌이었는데, 다른 사람들보다 한발 앞서 산사에 오면 정말 행복하다.
세상의 아침을 고요한 산사에서 맞는 이 기분... 정말 좋다. 햇살이 내려앉아 빛나는 푸른 새싹들, 온통 푸름이다. 진불암은 표충사를 끼고 계곡을 따라 약 1km 가량 올라가는 두륜산 중턱에 자리 잡은 대흥사의 암자이다. '대둔사지'에는 1630년(인조8)에 수월극현 대사와 덕호가 함께 중건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아마 이보다 훨씬 이전에 창건되었을 것이라 추측. 정확한 창건 연대를 알지 못하지만, 산 중턱에 아늑하게 자리 잡고 있는 진불암에서 아침을 맞는 우리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진불암(眞佛庵)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 대흥사길 400에 위치한 대흥사, 넓은 산간분지에 자리 잡은 대흥사는 좀 특이한 가람 배치를 보이고 있다. 절을 가로 지르는 금당천을 사이에 두고 북쪽과 남쪽으로 당우들을 배치하였는데, 다른 절에서 보이는 가람배치 형식을 따르지 않고 당우들을 자유롭게 배치하는 독특한 공간구성이 특징이다.
침계루를 지나 북원 안마당으로 들어가면 정면에 대웅보전, 그 좌우에 명부전과 범종각, 응진전이 나란히 있다. 응진전 앞 3층석탑은 이 절의 유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물 320호로 지정되어 있다. 대흥사는 우리 국토의 최남단에 위치한 두륜산의 빼어난 절경을 배경으로 자리한 사찰로서, 대한불교 조계종 22교구의 본사이다.
두륜산을 대둔산(大芚山)이라 부르기도 했기 때문에 원래 사찰명은 대둔사(大芚寺)였으나, 근대 초기에 대흥사로 명칭을 바꿨다. 대흥사는 신라진흥왕(544) 때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산내에는 초의선사가 머문 일지암을 비롯하여 북암, 진불암, 등의 암자가 자리하고 있다. 또한 대흥사를 중흥시킨 서산대사를 모신 표충사가 있으며 주요문화재는 북미륵암의 마애여래좌상 (국보308호), 응진전앞 삼층석탑, 탑산사동종(보물88호), 서산대사부도(보물1347호), 북암3층석탑 및 서산대사유등 20여 점의 문화재가 분포하고 있다.
심진교와 침계루
대웅보전(大雄寶殿)
대흥사의 중심법전으로 심진교와 침계루, 대웅보전이 남북으로 일직선을 이루고 있다. 좌측에 대향각과 우측에 백설당이 중정을 형성하며 배치되어 있다.
삼층석탑(보물 제320호)
대흥사 산신각과 청운당 사이에 서 있는 탑으로, 전하는 말에 의하면 신라 자장이 중국에서 가져온 석가여래의 사리를 모신 사리탑이라 한다. 탑의 형태는 2단의 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세운 신라의 일반형 석탑이다.
‘대웅보전(大雄寶殿)’이라는 편액은 원교 이광사(1705~1777)의 글씨로, 백설당에 걸린 추사 김정희의 ‘무량수각(無量壽閣)’ 편액과 함께 대흥사 명필로 손꼽힌다. 경내 당우들에 걸려 있는 현판글씨들은 당대 명필들이 쓴 조선시대 서예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백설당은 북원 일곽의 침계루 우측에 자리 잡은 승방으로 대흥사 전체를 통틀어 가장 규모가 큰 요사 채이다. 대웅전 중정의 서편을 가로막아 널찍하게 자리 잡은 백설당은 ‘트인 ㅁ자’형 건물로 대흥사 사중의 대중 방으로 이용된다. 백설당 동편 처마 아래에는 제주도 유배 중에 추사가 쓴 ‘無量壽閣’이라는 편액과 해사 김성근이 쓴 ‘白雪堂’이라는 두 기의 편액이 걸려 있다.
초의선사가 머문 일지암이 있는데 그곳은 가보지 못했다. 초의선사로 인해 대흥사는 우리나라 차문화(茶文化)의 성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한다. 암자를 내려와 대흥사 대웅전과 삼층석탑 등을 둘러보고, 찻집에 들러 직접 대추를 달여서 만든 대추차와 녹차를 한잔씩 마시고, 두륜산 정상으로 가는 케이블카를 타러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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