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강산/얘들아! 산에 가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더 가고 싶은 곳, 곰배령에 가다.

blue violet 2014. 7. 21. 23:33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있는 천상의 화원, 곰배령에 가다. (2014년 7월 20일)

 

여행을 하다보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더 가고 싶은 곳이 있다. 곰배령이 바로 그런 곳이다, 

몇 년 전, 8월 어느 날 곰배령에 다녀온 적이 있다. 처음 만났던 곰배령 가는 길과 곰배령 정상은 정말 잊을 수 없다. 강선마을에서 한시간 반 정도 올라가니 하늘길이 열리고, 땅에 딱 붙어 수줍은 듯 피어 있던 야생화, 그 풍경은 완전 감동이었다.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있던 수천 평의 평원. 사람들이 곰배령을 왜 '천상의 화원'이라고 일컫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이번에 고향 친구들과 인제 여행을 계획하면서 간신히 산림청에 인터넷 예약을 하였다. 여행 날짜를 잡고 곰배령 예약을 하려고 보니 예약완료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아쉽지만 방태산과 아침가리골 트레킹 일정을 잡았는데, 여행을 떠나기 전, 운 좋게도 취소 사람이 있어 약할 수 있었다. 잔여 인원이 없어 9시 입산과 10시 입산으로 세 명씩 나누어 예약했지만, 얼마나 기쁘던지...    

우리는 모두 아홉시에 곰배령 관리사무소에 도착했다. 명찰을 하나씩 달고 강선마을 계곡으로 따라 들어섰다. 아침 공기가 얼마나  상쾌하던지, 이곳은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계곡 물이 시원하게 흐른다더니 정말 그랬다. 물이 마르지 않는 곳, 강선계곡을 따라 곰배령 정상까지 걷는 내내 자연과 동화되었다. 그래서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고 나를 온전히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곰배령은 점봉산 남쪽 능선에 있는 고개로 높이는 해발 1164m다. 곰이 배를 하늘로 향하고 벌떡 누워있는 모습을 닮아 곰배령이란 지명이 붙었다고 한다. 곰배령을 가려면 점봉산 주변 오지 중에 오지에 속하는 진동리를 지나고, 바람 불면 소도 날아간다는 쇠나드리를 지나야만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눈 쌓인 겨울날 설피가 없으면 걸어 다니기도 어렵다는 설피밭을 지나 강선마을이 나타난다. 강선리는 예전에는 제법 규모가 큰 화전민 마을로 별도의 행정조직을 갖추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전민이나 약초꾼들은 모두 떠나고 곰배령에 푹 빠져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살고 있다.  

강선마을까지 1.5km 30여분 걷는 길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꼽는다. 활엽수로 이루어진 울창한 원시림 터널이 강선 계곡과 나란히 함께 한다. 강선마을에서 잣나무 숲과 징검다리를 건너면 오솔길로 곰배령 숲으로 빠져든다. 계곡물소리는 점점  멀어지면서 곰배령으로 가는 마지막 깔딱 고개를 넘어서면 하늘이 열리고, 드넓은 초지가 펼쳐진다. 한 폭의 멋진 그림이다.  

또한 정상에 서면 점봉산과 설악산 대청봉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오늘은 조금 흐려 산그리메만 그려져 있었다. 내가 맨 처음  곰배령에 갔을 때에는 정상에 나무데크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온전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생태보존 때문에 미관상  어울리지 않는 나무데크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 또한 자연을 보호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기심 때문이다. 정상에 서면 동해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정말 시원하다. 바로 내려가기 싫어 한동안 정상에서 놀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