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강산/강원도

구름 위를 거니는 특별한 산행, 가리산 등산 1

blue violet 2014. 10. 19. 21:36

낙엽송이 노랗게 물들어 가는 가리산에 가다. (2014년 10월 10일)

 

여행 이틀째 일정은 홍천 가리산 산행이다. 2년 전, 친구들과 함께 노랗게 꽃비가 내리던 가리산 산행을 했는데, 가을이 오면 늘 그리웠다. 낙엽송 군락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는 산, 그래서 이번 여행에 동생들과 함께 가리산 등산을 하기로 했다.  

우리는 가리산 자연휴양림 주차장에 주차하고, 통나무집 방향으로 진행하여 계곡과 능선을 따라 걸었다. 등산로 초입은 아주 순한 길이다. 산 중턱을 넘어서자 제법 단풍이 곱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오르막이 끝날 즈음, 하늘을 찌를 듯이 쭉쭉 뻗은 낙엽송군락이 ‘짠’하고 나타난다. 이곳은 정말 오랫동안 머무르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그래서 우리는 30분 남짓 낙엽송 군락에서 간식을 먹으며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가삽고개까지 가는 길은 참나무 군락지가 많다. 가삽고개부터 완만한 능선 따라 1봉 우회도로와 2봉 갈림길까지 쉬엄쉬엄 가면 된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조심조심 올라가 큰 바위 얼굴이 있는 2봉 정상에 섰다. 뒤돌아보니 대륭산 능선이 노랗게 물들어 있고, 산행 들머리인 가리산 자연휴양림도 보인다.

화창한 날씨인데도 바람도 세차고 구름이 몰려오는 순간이면 우리는 꼼짝 없이 운무 속에 갇혀 있어야만 했다. 해발 1,000m가 넘는 가리산에서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 운무가 춤을 추어 우리가 구름 속에서 노니는 것 같다. 2봉에서 좁은 협곡을 지나 조심스럽게 3봉으로 진행했다. 3봉에서 바라보면 북쪽으로 백두대간이 장쾌하게 뻗어나가 그 능선 따라 단풍이 곱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3봉에서 다시 2봉을 지나 세 개의 암봉 중 가장 가파른 오르막 1봉을 올랐다. 1봉 정상에 ‘가리산’ 표지석이 서 있다. 역시 강원 제1의 전망대라고 할 만큼 조망이 뛰어나다.    

정상에서 자연휴양림 쪽으로 하산하는 길은 경사가 급하지만 가지런히 자란 참나무 군락지와 낙엽송 군락지 등 단풍이 들어가는 풍경을 감상하며 하산하는 재미가 있다. 온종일 가리산에서 지낸 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강원도에서 진달래가 가장 많이 피는 산으로도 유명하다고 하는데, 내년 봄에 꼭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