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뿌리에 뒤엉켜 허물어져 가는 타프롬 사원(2009년 2월 28일)
타프롬 사원에 들어섰을 때, 거대한 스펑나무와 뱅골 보리수나무 뿌리가 사원을 온통 휘감고 있었다. 800여 년 오랜 세월 밀림 속에서 나무뿌리에 깔리다시피 한 사원의 모습을 보고, <인간 없는 세상>이라는 책에서 “인간이 사라지면 자연은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놀라운 회복력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하였는데, 타프롬 사원이야말로 이를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원을 감싸고 이끼 낀 돌 사이를 파고든 나무뿌리 때문에 처참하게 사원이 갈라지고 부서졌지만, 동시에 건축물 사이를 파고든 그 뿌리들 때문에 그나마 완전히 무너지지 않고 사원의 형태나마 유지하고 있다고 하니, 어찌 이런 일이...
타프롬 사원은 12세기 말 지어진 불교 사원. 메르인의 왕조, 앙코르 왕조의 자야바르만 7세가 어머니가 사망한 후 극락왕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창건하여, 후에 힌두교 사원에 개수되었다고 한다. 타프롬 복원 10년 계획을 세워 2004년부터 복원하였지만, 지금은 그도 잠시 중단하고 나무에 성장억제제를 주사할 뿐이라고 한다.
새의 배설물 속에 남아 있던 씨앗이 습기가 많은 사암으로 이루어진 건축물에 뿌리 내려, 사원은 이렇게 괴기스런 형상으로 뒤엉켜 있었다.
영화 툼 레이더를 찍은 촬영장소로 더 유명해진 곳.
통곡의 집
네 개 출입문 중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서쪽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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