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 탑으로 가다.
개선문을 지나 지하철을 타고 에펠탑으로 가는데, 에펠탑 가까운 역은 공사 중이라서 폐쇄하였다. 우린 그 다음 역에서 내려 오랫동안 걸어서 가야만 하였다.
에펠탑은 프랑스 혁명 100주년인 1889년에 높이 320.75m의 탑으로 구스타프 에펠이 만국박람회를 기념해 세웠다. 프랑스의 교량기술자 구스타프 에펠이 만든 탑으로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완공 당시 모파상과 같은 예술가와 지식인의 맹비난을 받았지만, 지금은 파리에서 가장 사랑을 받는 명소다. 파리의 경치를 해치는 것이라고 해서 심한 반대가 있었으나 그대로 남아 무전탑으로서 이용되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55피트의 텔레비전 안테나가 덧붙여져서 텔레비전의 송신탑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 에펠탑을 오르려는 사람들이 너무 길게 줄을 서 있어, 오래 기다릴 수 없어 아쉽지만 포기하였다. 숲을 보려면 숲을 나와야 한다나... 우린 에펠탑이 가장 잘 보이는 장소 샤오이궁으로 이동. 에펠탑과 샤오이궁 사이에는 분수가 있고, 에펠탑은 광활한 파리 시내를 거느린 개선장군처럼 우람하고 날렵하다.
에펠탑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샤오이궁에 앞에 서면 에펠탑이 한눈에 들어온다. 샤오이궁을 가는 길에 잔디밭이 넓게 펼쳐져 있었고, 그곳에서 유럽의 젊은이들이 오후 햇살을 받으며 낭만을 만끽하고 있었다.
샤오이궁
2월 9일 여행 마지막 날, 몽마르트 언덕으로 이동.
지하철을 타고 가서 몽마르트 언덕까지 갔는데, 언덕을 오르는 골목엔 기념품 파는 상점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안개가 자욱하여, 몽마르트 언덕에 올라서니 파리 시내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 정말 아름다웠다. 비록 129m의 낮은 언덕이지만 대평원 파리의 가장 높은 곳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언덕 아래로 키 낮은 오래된 건물들이 빽빽하리만치 붙어서 있다.
우린 샤크레쾨르 사원으로 올라가, 순백의 성당에서 우린 둘 다 기도를 하였다. 19세기까지만 하여도 피카소 등 유명한 화가들이 예술을 논하며 작품 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비잔틴 양식의 성당으로, 1876년 프러시아 전쟁에서 패배한 뒤 실망에 빠져 있던 파리 시민들에게 용기와 위안, 정신적인 희망을 주기 위해 가톨릭교도들이 모금하여 1919년에 완공한 성당. 지금까지 보아온 다른 사원에 비해 샤크레쾨르 사원은 규모는 작지만, 마음을 평화롭게 해주는 곳이었다. 선애는 이 성당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하였다.
샤크레쾨르 사원
성당 앞쪽으로 와서 골목으로 들어가니, 거리의 화가들과 그림을 파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화가들과 신예 화가들이 초상화를 그리고 있는 떼르뜨르 광장. 200년에 이르는 시간을 무명 화가들이 지키고 있는 자리라고 한다. 작고 협소한 공간이지만 초상화를 그리고 있는 화가들의 표정이 행복해 보였다.
낭만과 예술이 있고, 이야기가 있는 여행, 7박 9일 간의 서유럽 여행. 사랑하는 딸과 함께 하는 뜻 깊은 여행이었다. "나이가 들어도 어디든 갈 수 있는 건강을 유지하여, 가고 싶은 곳으로 떠나리라."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눈을 지그시 감고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난 산을 좋아하여, 내년이나 후년 쯤 꼭 스위스 산트레킹을 해보고 싶다. 자연과도 행복한 동행을 하며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열심히 운동을 해야겠다.
인천 공항에 도착하여 공항버스를 타고 집에 오면서, 흰 쌀밥을 먹을 생각에 마음에 설렜다. 여행 중 음식 때문에 고생을 한 사람이면 누구나 이 기분을 알 수 있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