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강산/얘들아! 산에 가자

지리산 중산리 탐방센터에서 천왕봉 등산 3

blue violet 2015. 7. 23. 23:51

 

왕봉에서 제석봉 가는 길 (2015년 7월 18일)

 

몇 년 전 가족과 함께 산청 중산리를 들머리로 하여 지리산 천왕봉 당일 코스로 등산했던 적이 있다. 그 때도 이맘때쯤이었던 것 같다. 중산리탐방센터를 지나자마자 계곡 물소리를 벗 삼아 산행을 시작했는데, 아침부터 잔뜩 찌푸려 있던 하늘이 점차 부슬비로 변해 로터리휴게소에 이를 동안 얼마나 비가 내리던지, 우리는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고 법계사까지만 갔다가 아쉽게 내려왔던 기억이 난다. 그때 다녀오면서 ‘조만간 천왕봉 산행을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며 서울로 올라왔는데, 그 이후 기회가 쉬이 오지 않았다. 우리는 여행을 하며 아쉽게 발길을 돌릴 때마다 “조만간 꼭 와야지.”라던가 “다음에 꼭 와야지.”라는 다짐하는데, 그 ‘조만간’이나 ‘다음에’라는 기회가 늘 생각만큼 빨리 오지는 않는다. 때로는 몇 년이 걸리기도 하고 때로는 기회가 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중산리를 다녀온 지 몇 년이 지났지만, 경호강 따라 아름답게 펼쳐졌던 물안개, 그 아름다운 풍경이 지금도 생생히 떠오르곤 한다. 그 전날 비가 내린 후라, 첩첩산중에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환상 그 자체였다.

청왕봉에서 제석봉으로 가는 길에 서서히 운무가 걷혔다. 천왕봉 정상 부근은 쉬이 걷히지 않았지만, 해발고도가 조금 낮아질수록 구름이 걷혀 정상에서보다는 시야가 멀리 보인다. 통천문을 지나 제석봉으로 가는 등산로는 천상의 화원처럼 야생화도 피어 있고, 오르락내리락 하는 재미가 있다.


 

통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