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강산/얘들아! 산에 가자

지리산 중산리 탐방센터에서 천왕봉 등산 4

blue violet 2015. 7. 24. 00:16


제석봉에서 중산리 가는 길 (2015년 7월 18일)


천왕봉에서 장터목 대피소까지 구간은 1,7Km, 장터목에서 중산리 탐방센터까지 5.3Km 남아, 지금부터 7Km 거리를 하산해야 한다. 그래서 지금부터 가야 할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아마 오랜 산행시간 때문에 진행 속도가 점점 늦어지고, 마음만 바쁜 것이다.

갈 길이 멀어 마음이 바쁘지만, 천왕봉 정상에서 장터목 가는 능선은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어, 자꾸 우리의 발길을 잡는다. ‘천상의 화원’이라는 말이 이런데서 비롯되었는가 보다. 밤송이처럼 가시가 돋은 수리취꽃을 이곳에서 처음 만났고, 연분홍 옷으로 갈아입고 수줍게 피어 있는 쥐오름풀꽃, 도도한 자태로 피어 있는 산꼬리풀, 산오이풀, 메발톱꽃 등등 수많은 야생화가 자라고 있었다.

천왕봉에서 3시 40분 정도 출발했는데 장터목까지 1.7Km 구간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한 시간 이상 소요되어 장터목 대피소에서는 화장실도 못 들르고, 손만 씻고 출발하였다. 장터목에서부터는 완전히 가파른 내리막이다. 우리는 장터목까지 오는 동안 여유 부리며 산행했다는 것을 이때서야 깨달았다. 숲이 우거진 곳은 완전히 깜깜해졌다. 게다가 급경사인 너덜길이라 모두 힘들어했다. 내려오는 길에 가끔씩 장터목에서 자고 지리종주를 하는 산객들을 만날 뿐, 하산하는 산객은 없다. 우리가 꼴찌란 말인가.

법천계곡을 따라 내려오다가 유암폭포에서 학생들을 만났다. 지난 장마로 비가 많이 내려서, 유암폭포 수량은 대단했다. 오래 지체할 수 없어 우리는 잠시 발을 담그고 쉬었다가 다시 하산하는데, 칼바위까지 왜 그렇게 길게 느껴지는지 가도 가도 끝이 없다. 드디어 우리는 칼바위에 도착, 이곳에서 중산리 탐방센터까지 1.3Km 남았다. 길을 평평하지만 점점 더 어두워져서 하산 시간이 무척 늦어졌다. 중산리 탐방센터에 도착한 시간은 8시 20분, 전혀 생각지 못한 야간산행으로 긴장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우리 모두 무사히 등산을 마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산에 든다는 것은 주어진 짐을 짊어지고 삶의 가파른 능선을 끝없이 오르내려야 한다는 점에서 인생과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고. 정말 지리산 등산은 인생과 같다.





제석봉

이곳은 50년 전, 대낮에도 어두울 정도로 숲이 울창했었는데 도벌꾼들이 도벌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불을 질렀기 때문에 지금처럼 허허벌판이 되었다고 한다. 안타깝기만 하다.



 





















 

해발 1,750m의 장터목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에서 비롯된 계곡이 중산리계곡, 남강을 거쳐 낙동강으로 이어지는 덕천강의 발원지로 경치가 빼어난 곳이다. 장터목 대피소에서 내려오면서 이어지는 법천계곡은 법천폭포, 유암폭포, 무명폭포 등 여러 소와 담이 있는데, 우리는 완전히 시야를 가린 운무 때문에 가장 큰 유암폭포만 볼 수 있었다. 법천골에서 쉼 없이 흐르는 우람한 물소리로, 컴컴한 산중의 정적을 깨웠다. 유암폭포를 지나면서

장터목에서 중산리까지 내려오는 길은 짙은 운무 때문에 시야가 가려져 오후 네 시가 지나면서 감깜한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하산이 늦어져, 가파른 너덜길을 내려오기 때문에 여유가 없었다.




장터목 휴게소

산청면, 사천면 사람들과 함양군 마천면 사람들이 물물교환을 하기 위해 산을 넘어 장이 섰던 곳이라 장터목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유암폭포



































지리산 천왕봉을 다녀온 이튿날 아침, 날이 활짝 개었다. 상쾌한 아침공기만으로도 모든 근심을 내려놓고 힐링할 수 있어 참 좋다. 펜션에서 바라보면 천왕봉이 한눈에 보인다. 자리산 골마다 피어오르는 운무가 바람따라 지나가는데, 천왕봉 정상에 걸린 구름은 쉬이 걷히질 않는다. 이곳에서 좀 더 쉬다 갈 수 있다면....













정령치에서 바라본 장쾌한 지리산 능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