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인, 환웅, 단군을 모신 성전, 삼성궁에 가다. (2015년 7월 19일)
청학동에서 나와 서쪽 능선 너머 해발 850m에 위치한 삼성궁(三聖宮)으로 갔다. 삼성궁은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신 성전이라고 한다.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이화세계(理化世界)를 실현하고자 하는 수행 도량이다. 민족 선도(仙道) 교육의 총본산으로서, 5,000년 넘게 이어온 민족 선교를 공부하고 가르치기 위해 설립하였다고 한다. 1박 2일에 방영된 후 유명 관광지가 되었다는데, 나는 1박 2일을 보지 못해, 전혀 삼성궁의 정보를 알지 못했다. 친구 은수가 안내해서 따라 왔는데, 그 규모가 대단하였다.
이곳은 묵계 출신 강민주(한풀선사)가 1983년부터 33만㎡의 터에 고조선 시대의 소도(蘇塗)를 복원하였다. 한풀선사를 중심으로 수행자들이 선도(禪道)를 지키고, 신선도를 수행하는 도장(道場)이다. 수행자들은 오전에는 수행하며 활쏘기·검술 등 전통무예와 선무를 익히고, 오후에는 솟대를 세우거나 밭을 일구고, 저녁에는 법문을 공부한다. 이곳이 소도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쌓고 있는 솟대는 1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우리가 갔을 때에도 솟대를 계속 쌓고 있었다. 홍익인간, 이화세계라 쓰여 있는 정문을 지나 삼성궁으로 들어섰다.
단군전이 있는 곳까지 가파른 오르막인데다 그늘한 점 없는 땡볕이라 무척 땀이 났다. 한반도와 만주를 상징하여 조성한 연못, 한낮에도 햇빛 한 점 들지 않는 토굴, 천궁, 박물관 등을 돌아보았다. 솟대뿐만 아니라 맷돌과 절구통, 그리고 다듬잇돌 등으로 가지런히 꾸며진 길과 담장이 어우러진 길을 걸었다. 우리는 한 시간 이상을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땡볕을 걸었다. 얼른 햇살을 피해 전통찻집 아사달로 들어가, 모두 차가운 오디 주스를 주문해 벌컥벌컥 들이켰다. 아사달에서 나온 후부터는 정문까지 돌아가는 길이 소나무 숲이라, 한결 시원하였다. 삼성궁에서 나와 우리는 지리산 흑돼지 구이로 점심을 먹고, 서암정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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