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강산/얘들아! 산에 가자

설악동에서 공룡능선을 타다 5

blue violet 2015. 10. 10. 00:23

희운각대피소에서 설악동 소공원으로 원점회귀하는 길 (2015년 10월 3일) 



앞으로 남은 구간, 희운각 대피소에서 천불동 계곡 8.5km를 걸어야 한다. 계곡 일대에 암봉과 바위들이 마치 1,000개의 불상처럼 보인다고 해 붙은 이름, 천불동 계곡. 계곡을 따라 맑은 계류가 흐른다. 천불동으로 내려오다 만난 천당폭포, 폭포 물소리가 우렁차다. 외설악의 천불동계곡 상류에 있는 마지막 폭포다. '천당폭포'라는 이름은 힘겨운 산행 끝에 이 폭포에 이르면, 마치 천당에 온 듯한 느낌과 같다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천당폭포를 지나 조금 내려오자 양폭 대피소가 나타났다. 양폭 대피소에서 우리는 잠시 쉬었다. 아직도 갈 길이 먼데, 깊은 산중에는 이미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양폭폭포를 지나 계속 내려오니 오련폭포가 나타났다. 오련폭포를 지나 은수가 자리잡은 천불동 상류 계곡에서 온종일 너덜길을 걷느라 고생한 발을 식힌 다음, 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가을 산행은 해가 짧아져 일몰시간이 더 빠르게 느껴지기 때문에 서둘러 하산. 어둡기 전에 비선대를 통과해 산행을 마치고 싶었으나, 천불동 협곡엔 벌써 어둠이 내려앉았다.

희운각 대피소에서 설악동 소공원에 도착한 시간(8.5km 거리)은 일곱 시 반, 새벽에 설악동에 들어섰을 때랑 똑같은 풍광이다. 어둠 속에서 비선대를 지나며 흐르는 계곡 물소리는 더더욱 요란하게 들리고, 은하수와 함께 별은 까만 하늘에서 쏟아질 듯 총총하고... 장장 20.1km를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무사히 장거리 산행을 마무리하였다. 서로 의지가 되어준 친구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산행, 더구나 오늘 산행의 리더가 되어준 은수에게 고맙고 동행한 모든 친구들에게 감사한다. 은수, 은수 와이프, 숙자, 현순, 병무, 정규, 그리고 나 모두에게 장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잎으로 살아가면서 한 폭의 멋진 수채화 같은 설악의 가을풍경을 오랫동안 추억할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행복하다.  

(설악동-비선대-마등령-나한봉-1275봉-신선대-희운각대피소-천불동-비선대=설악동 원점회귀, 20.1km, 정체구간 포함 16시간 소요) 




천당폭포

















새로 정비한 양폭 대피소




























                                   양폭폭포































                                  다섯 개의 폭포가 연이어져 있는 오련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