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산막이옛길을 걷다.(2016년 3월 26일)
몇 년 전부터 산을 좋아하여 만나게 되어 산행을 시작했던 고향 친구들 일곱 명이 있다. 고향 친구들이 오랜만에 산막이옛길을 걷기로 했다. 숙자, 현순이, 영규, 은수, 정규, 병무, 그리고 나 이렇게 모두 참석하는 것이 쉽지 않아 이번 모임은 더더욱 반가웠다. 1월에 무등산 등산 후 두어 달 만에 모임이어 만나자마자 시작된 수다가 산막이길 입구에 도착할 때까지 이어졌다. 드디어 11시, 산막이옛길 입구에 도착했다.
괴산 산막이길 입구에 도착하여 사방을 둘러보니, 높고 낮은 산들로 둘러싸인 조용한 마을이다. 옛날 이 지역에 있던 한 서당이 여름철 무더위를 피해 야외 학습장으로 이용했다고 하는 고인돌 쉼터를 지나 순한 흙길을 얼마나 걸었을까. 연리지가 우뚝 서서 우리를 맞았다. 소나무 숲길로 접어들어, 순한 흙길을 30분 남짓 걸어가니 출렁다리가 나타났다. 산객들의 진행속도가 느린 출렁다리를 비껴, 우리는 옆길을 택해 정사목이 서 있는 곳까지 갔다. 정사목을 지나면서 된비알이 시작되고, 한적한 소나무 숲길을 한 시간 남짓 오르자 발아래로 괴산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숨차게 오르막을 올라 등잔봉에 다다랐다. 등잔봉에서 천장봉으로 가는 길목에서 우리는 잠시 쉬어 간식을 먹고, 다시 천장봉으로 진행했다. 천장봉 정상까지 진행해서 하산을 하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중간에서 산막이나루터로 내려왔다.
세 시간 남짓 느긋하게 산막이길을 걸을 수 있었다. 그곳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괴산호를 끼고 걷기로 했다. 산막이나루터에서 유람선을 탈 수도 있지만, 우리는 4km 구간(산막이나루터-물레방아-고공전망대-앉은뱅이약수-노루샘-산막이옛길 입구)을 걷기로 했다. 물레방아터에서 찹쌀 인절미와 식혜를 사서 요기를 하고, 다시 앉은뱅이가 물을 마신 뒤 효험을 보고 걷게 되었다는 앉은뱅이 약수터에 이르러 모두 약수를 마셨다. 노루샘을 지나 산막이옛길 입구까지 천천히 걸어 원점회귀 했다.
오늘 우리가 걸은 산막이길은 2011년 충북 괴산군 칠성면 사오랑 마을과 산막이 마을 간에 조성된 산책로로, 괴산댐으로 인하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괴산 산막이길은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3대 아름다운 길로 손꼽힌다. 이렇게 괴산호를 따라 펼쳐지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따라 걷는 것은 힐링 그 자체다. 그동안 나는 이런저런 일로 두 달 넘게 등산을 하지 못했던 터라 친구들과 함께 만나 이렇게 담소하며 걷는 것만으로도 활력소가 된다.
화양구곡‘화양동 소금강’으로도 불리는 괴산 화양구곡(2014년 명승 제110호로 지정)
우리는 산막이옛길 트레킹을 마치고 화양구곡으로 향했다. 속리산국립공원을 흐르는 화양천 3㎞ 구간에 걸쳐 하류에 해당하는 제1곡부터 상류에 해당하는 제9곡까지 아홉 개 골짜기 모두가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고 있는 곳이다. 요즘처럼 가문 철에도 계곡의 물은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계곡을 따라 들어가면서 만나는 우뚝 솟은 기암절벽과 울창한 수목은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했다.
구름의 그림자가 맑게 비치는 운영담
미선나무꽃
이번에 괴산에 가서 미선나무 꽃을 처음 보았다. 작지만 향이 진해, 괴산의 봄을 알리는 나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세기 초, 우리나라에서 처음 미선나무를 발견했는데, 그 당시 열매 모양이 이 부채를 닮았다고 하여 미선(尾扇)나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만 자생되던 미선나무가 미국의 식물원에 보내지며 유럽에도 소개됐다고 하는데, 하얀 꽃 외에도 분홍미선, 상아미선, 푸른 미선 등이 있어 신비스러움이 느껴진다. 자연적으로 자라는 충북 괴산과 영동, 전북 부안 등의 집단 서식지 중에서 네 곳이나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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