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융단을 깔아놓은 것 같은 부드러운 소백능선을 걷다. (2016년 2월 28일)
광활한 초원에서 바람결에 살랑대는 연분홍 꽃물결을 바라보며 걷다보니, 어느새 제1연화봉(1,304.4m) 정상이다. 제1연화봉에서 비로봉까지 가는 4.4km 구간은 산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도 걷기 좋은 부드러운 능선이다. 푸른 능선 따라 가다가, 가끔씩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면, 까마득하던 비로봉이 코앞에 다가와 있다. 한 발짝 한 발짝 걸어온 우리의 발걸음은 참 대단하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전해져오는 꽃향기, 청아하게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며 우리는 비로봉으로 계속해서 가고 있다.
내가 처음 소백산을 찾은 것은 7년 전 일이다. 2009년 6월 단양 어의곡리를 산행들머리로 하여 비로봉을 거쳐 원점회귀 했는데, 그 때 비로봉으로 가는 길에 펼쳐진 주목군락지와 어우러진 철쭉평원을 보고 얼마나 감동을 했던지.... 그 후 이맘때쯤이면 가족이나 친구들 또는 나 홀로 몇 차례 소백산을 찾곤 한다. 여러 차례 소백산을 다녀와도 정상 부근에 만개한 철쭉평원을 보기란 쉽지 않았다. 한 주 빨리 가면 꽃봉오리만 보고 오게 되고, 한 주 늦게 가게 되면 연분홍 철쭉은 다 지고... 하지만 철쭉을 만나지 못하더라도 초록 융단을 깔아놓은 것 같은 부드러운 소백능선을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제1연화봉 가는 길
저 멀리 삼가탐방소 끝자락 마을에 삼가저수지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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