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강산/강원도

원시림 그대로인 방태산

blue violet 2010. 12. 13. 23:25

전율을 느끼게 하는 방태산으로(2009년 8월 13일) 

 

오래 전부터 정말 가고 싶었던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방태산, 2박 3일, 늦은 휴가 일정을 잡아 새벽 이른 시간에 강원도로 떠났다. 전날까지 비가 엄청 내려 걱정을 하였는데, 우리가 떠나는 13일 새벽에 눈을 뜨니 고맙게도 비가 그쳤다. 네 시간 가량 걸려 도착한 곳, 방태산 휴양림. 이곳에서 우린 산행을 시작하였다.

어제까지 엄청나게 내린 비로 적가리골은 마치 물폭탄을 맞은 것 같았다.우와~~~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이폭포, 저폭포, 이단폭포 등 크고 작은 폭포와 소가 뜨거운 햇살을 머금었다. 등산로인지 계곡인지 구분을 할 수 없을 만큼 물이 불어나, 우린 조심조심 산행을 해야만 하였다. 적가리골은 때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다. 이 계곡이 흘러 내려가 내린천을 만든다고 한다. 때론 신발을 벗고, 벌써 발이 얼어붙을 것 같이 차디찬 물길을 간신히 건너기도 하고 때론 햇살이 비치는 곳에 앉아, 한참동안 발을 녹이기도 하였다. 이렇게 매봉령까지 이제 힘차게 올라가야 한다.

                                                     

                                            

 

 

 

 

 

 

 

 

      매봉령에서 구룡덕봉 가는 길

 

 

 

 

매봉령에서 하늘 길처럼 나 있는 임도를 거쳐, 어느새 구룡덕봉에 다다랐다. 구룡덕봉 정상에 서니 사방이 산, 산, 산그리메.... 방태산은 때론 부드럽고, 때론 장엄한 모습으로 다가와 내맘을 마구 설레게 하였다. 운 좋게도 날씨가 청명하여, 강원도 산이 모두 한눈에 들어왔다. 그동안 흥건히 땀 흘리며 가파른 된비알을 지나온 것쯤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아름다운 능선

 

 

 

 

고산준봉이 한 눈에... 아름다운 한 폭의 수채화다.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비경에  취해서 갈길은 먼데 얼른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러다가 산을 내려가기 전에 해가 떨어지지 않을까...

 

 

 

 

축복받은 날, 축복받은 사람...정말 난 행복한 사람이다. 어제까지 비가 억수같이 내리더니 이렇게 햇살이 눈부시도록 하늘이 파랗게 갤 수가!

                    

 

 

 

 

 

                      

 

          

갖가지 동물 모양을 한 하얀 뭉게구름... 마치 한편의 연극을 관람하는 것 같았다. 손에 잡힐 듯한 구름은 우리를 위해 향연을 펼치다가 금새 저 멀리 사라져만 간다. 우린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서둘러 주억봉으로 향했다.

 

 

                                             

 

 

산, 하늘, 구름, 화원, 그리고 나와 수진이... 우리 모두 가슴 벅차서 말을 잃고 말았다. 들꽃이 만발한 구룡덕봉 정상에서 더 오랫동안 머물고 싶었다. 희귀한 들꽃이 얼마나 예쁘던지...사진 속 뾰족한 봉우리가 주억봉, 다시 힘을 내어 우린 주억봉까지 가야한다.

 

 

 

 

 

 

 

 

 

 

 

 

 

 

 

 

 

 

 

 

 

 

 

 

                            1444m 주억봉 정상

 

 

 

 

 

 

 

 

      주억봉

 

 

 

                          이단폭포

 

 

길고 긴 산행의 끝, 오늘은 여덟 시간 소요, 어둑어둑해져서 산행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내려와 오늘도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며 소중한 추억을 한 편 만들 수 있게 해준 자연에 또 감사. 하산 길 막바지에서, 아찔한 순간... 이정표가 확실하지 않아 잠깐 길을 잃고 헤맨 30분 간 우린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우린'익숙치 않은 산은 다섯시 이전에 산행을 마칠 수 있게 한다.'는 규칙을 정했다. 예닐곱 시간 산행을 하는 시간이 마치 일생을 살아가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어둑어둑해져 이단 폭포에 다다라서야, 이제 긴장이 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