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은 새색시 모습을 한 두위봉으로 (2011년 5월 28일)
6월이면 연분홍 새색시 같은 철쭉 옷 갈아입는 두위봉 자태를 볼 겸, 조정 시인의 말처럼 우리나라 철도의 티베트선이라 불러도 좋다는 자미원역도 들를 겸, 난 용기를 내어 청량리 기차역에서 7시 43분 출발하는 태백선 열차에 몸을 실었다.
‘오늘은 또 어떤 모습으로 나를 설레게 할까...’라는 생각으로 내내 마음이 들떠 있다. 태백산맥의 신비를 간직한 두위봉(1465.8m) 두위봉(斗圍峰, 일명: 두리봉)은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방제리, 사북읍 사북리, 남면 무릉리와 영월군 중동면 직동리에 걸쳐 있는 해발 1,466m의 산.백두대간의 함백산에서 갈라져 나온 지맥이다.
자미원역에서 출발하여, 해발 1225m에 있는 천연샘물, 천연 연못이다.
이곳이 마지막 샘물이라 목을 축이고 가라는 문구가 써 있지만, 물을 마시기에는 좀 그러하였다.
정상을 30분 정도 남기고 나타난 갈참나무 군락지
민둥산
철쭉은 만개하려면 아직도 멀었다. 아쉬움...ㅠㅠ
드디어 철쭉비가 있는 두위봉 정상.
정상에서
앵초
7시 43분 청량리역을 출발하여 때론 느리게 때론 험한 산길을 힘차게 올라, 11시 15분 자미원역에 도착하였다. 갑자기 나타난 한 무리의 산님들 때문에 고요하기만 하던 자미원역이 한동안 소란스럽다.
11시 20분 바로 산행을 시작하였다. 두위봉 가는 길은 자미원역을 나와 죄회전하여 마을 길을 따라 걷다가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철길을 건너야만 하였다. 우리가 타고 온 열차를 플랫폼에 그대로 서 있고, 그 사이 화물열차도 한대 지나간다.철길을 지나자 마자 좌회전하여 바로 등산로가 시작된다. 등산로는 군데 군데 표지판이 서 있어 쉽게 오를 수 있었는데, 은근히 오르막길이었다. 끊임없는 오르막길이지만 육산이라 솔향기를 맡으며 느낌 좋은 길을 걸어 그리 힘든 줄 몰랐다.
쉬엄쉬엄 3시간만에 두위봉 정상에 도착하였다. 두위봉 정상 철쭉 군락지에는 수줍게 봉우리만 보여주고 있었지만 푹신푹신한 솔길을 몇 시간 걸은 것만으로도 만족이다.
내려오는 길, 자못골로 내려와서 민둥산역에서 기차를 탈 계획이었으나, 자뭇골 내려가는 길을 놓쳐 그만 자미원역으로 내려오게 되었는데, 내려오는 길이 훨씬 더 가파른 느낌이 들었다. 산님들은 다 어디로 가고 인적이 없는 산길을 한시간 이상 걸어 내려오면서 어느 순간, 등짝이 오싹하였다.
무사히 자미원역으로 돌아와, 너무 일찍 하산하는 바람에 두 시간이나 기차를 기다려야만 하였다. 자미원역에서 6시 30분 출발하여 청량리역에 도착하니 10시 15분, 집에 오니 11시가 되었다. 혼자서는 원정산행을 처음 해보았는데, 이젠 용기를 내어 갈 수 있을 것... 행복한 산행을 하였다. 내년에는 철쭉 피는 시기를 맞추어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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