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강산/얘들아! 산에 가자 74

순백의 사구가 있는 선자령 트레킹 1

청명한 날, 선자령 트레킹(2015년 1월 24일 ‘선자령’이라는 명칭은 계곡이 아름다워 선녀들이 아들을 데리고 와서 목욕을 하고 놀다 하늘로 올라갔다 하여 유래되었다고 한다. 대관령 길이 나기 전, 영동 지역으로 가기 위해 나그네들이 선자령을 넘나든 곳, 오늘 고향 친구들과 그곳에 가기로 했다. 나는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 여섯 시에 집을 나섰다. 동트기 전, 아직 주변은 어두컴컴하다. 장평에서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기에 일곱 시 강릉행 버스에 몸을 싣고 출발. 여주를 지나도록 하늘은 열리지 않고 뿌옇기만 하였다. 경기도를 벗어나자 짙게 내려앉았던 구름이 서서히 걷히고, 햇살이 나기 시작했다. 강릉 가는 버스가 횡성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하여, 난 그곳에서 하차하여 친구들을 만났다. 옛날 대관령..

덕유산 눈꽃 산행 2

중봉에서 바라본 남덕유산 능선 (2015년 1월 3일) 중봉 정상에서 남덕유산으로 뻗어 나간 장쾌한 능선이 우리의 발길을 잡는다. 저 멀리 지리산 천왕봉도 아스라히 보인다. 내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이곳도 좋지만, 이곳에 서서 멀리 바라다보는 백두대간 능선 또한 한폭의 수묵화다. 남덕유산 능선을 타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오늘은 여기까지, 다시 설천봉으로 발길을 돌렸다. 친구들 덕분에 행복한 시간은 보냈다. 비록 상고대는 볼 수 없었지만 날씨가 따뜻해서 여유 있게 능선을 탔다. 오래된 주목과 구상나무 눈꽃을 맘껏 즐기며....

덕유산 눈꽃 산행 1

설천봉에서 중봉까지 마치 동화나라에 다녀온 듯~ (2015년 1월 3일) 덕유산에 가기 하루 전, 고향친구 은수의 전화를 받았다. 무주에 흰눈이 펑펑 내린다고... 그래서 시간 낼 수 있는 친구들끼리 상고대를 보러 가자고 했다. 급하게 채팅방에 올렸는데, 시간이 맞는 친구가 없었다. 덕유산에 상고대 보러 가고 싶었던 터라, 퇴근 길에 숙자한테 전화했다. 숙자는 잠시 망설이다 함께 가자고 했다. 별을 보며 집을 나섰다. 새벽 기차를 타고 대전으로 출발, 대전에서 친구를 만나 무주로 향했다. 무주리조트를 3Km 남겨 놓고 조금씩 정체되어, 리조트에 도착한 시간은 9시 40분. 조금 멀찌감치 주차해 놓고 곤돌라 타는 곳까지 서둘러 갔는데도 표를 사는 줄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다행히 친구 덕에 빨리 표를 끊고..

청량산을 한눈에, 오렌지 꽃향기는 바람에 날리고에서

청량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카페 에서 잠시 쉬어가기 (2014년 10월 26일) 청량산 정상에서 보면 500m 고산지대 사과밭 근처에 빨간 지붕을 나란히 한 집 두 채가 있다. 멀리서 보아도 아주 예쁘고 아담한 집이다. 친구가 얼마 전에 청량산 등산을 한 후, 전망좋은 그 찻집을 다녀왔는데 그곳에서 바라보는 청량산 절경이 정말 아름답다며 우리를 데려갔다. 이런 오지에 이렇게 멋지고 아늑한 카페가 있다니... 청량지문에서 내려와 "전망하기 가장 좋은 곳~" 표지판을 따라 끝까지 가면, 12개의 고봉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이다. 카페지기가 정성스럽게 내린 차를 마시고 우리는 한동안 수다를 떨었다. 등산을 하다보면 항상 이동시간과 산행시간에 밀려 쉬어가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참으로 오랫만에 느껴보는 여..

청량산 정상, 장인봉에서 청량지문으로 하산

청량산 장인봉에서 청량지문으로 하산(2014년 10월 26일) 장인봉 정상에서 쉼터 전망대를 지나 청량지문으로 내려오는 길은 끝도 없이 가파른 내리막이었다. 수직에 가까운 철계단이 계속 이어져 있어 몹시 힘들었지만, 역암으로 이루어진 봉우리 아래 수직절리와 수평절리가 있는 특별한 경관을 보면서 하산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좋은 친구들과 함께 오후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낙동강을 내려다보며 하산하는 그 맛을 또 어디서 느낄 수 있으랴... 청량산 정상, 장인봉

해발 800m 위에 있는 청량산 하늘다리를 건너다.

하늘다리를 지나 청량산 정상, 장인봉으로 출발 (2014년 10월 26일) 탁필봉에서 뒷실고개로 다시 내려와, 하늘다리로 이동했다. 해발 800m 위에 자란봉과 선학봉을 연결하는 90m의 국내에서 가장 긴 산악현수교량이다. 하늘다리를 지나 가파른 계단을 얼마나 올랐을까... 드디어 청량산에서 가장 높은 장인봉 정상이다. 장인봉에서 조금 돌아서 나오니, 낙동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 나타났다. 이 멋진 풍경을 보여주느라 수없는 계단을 걷고 또 걸었다.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뒷편 고산지대에는 사과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었다. 하늘다리 청량산 정상, 장인봉에서 쉼낙 조망대 뒤로, 낙동강이 휘돌아 나가고 있다.

청량산 탁필봉에서 바라본 절경

청량산 탁필봉에서 바라본 절경(2014년 10월 26일) 뒷실고개에서 오금이 저릴 정도로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가면 탁필봉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올라간 탁필봉, 그런데 금탑봉과 연화봉 너머로 보이는 축융봉 능선이 정말 아름답다. 선경에 노는 일이 아직 흐리지 않았거늘 늙은 나이 이 몸이 꿈속에 허무하게 들었던가. 어찌 알았으랴 이 신선의 목침을 베고 꿈속에서 저 청량산 아름다운 곳에 다시금 올라간 것을 이 몸이 저 시원한 열어구의 바람타고 하룻밤 지난 사이 온 산천을 구경했네. 늙은 중이 나에게 농가의 삿갓을 주면 일찍이 돌아와서 들 늙은이 되길 권했네. 경상북도 안동이 고향인 퇴계 이황(1501~1570)의 시이다. 조선 중기의 대학자이었던 퇴계는 스스로를 ‘청량산인’이라 부를 만큼 청량산을 사랑했..

하얀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곳, 청량산에 가다.

봉화 오지에 꼭꼭 숨겨놓은 청량산에 가다. (2014년 10월 26일) 우리나라에선 산이 아름다우면 ‘소금강’이라 부른다. 경상도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청량산 등산을 하러, 아침 일찍 입석대로 향했다. 입석대는 해발고도가 높아, 완만한 능선을 30분 남짓 걸으면 청량사에 이른다. 어젯밤중에 봤던 절집과 아침햇살 내려 앉은 절집은 어떤 모습일까 기대를 하고 걷기 시작했다.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청량산 등산을 하는 것만으로도 설레 발걸음이 가볍다. 10분 남짓 걸었을까. 저 멀리 산길 사이로 새하얀 물안개가 산기슭을 타고 올라오고 있었다.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환상적이다. 청량산은 태백산맥의 줄기로 낙동강이 휘돌아 나가는 곳이라 운 좋게도 이렇게 아름다운 물안개를 볼 수 있었다. 우리가 등산을..

숨막히게 하는 청량사 아래에 쏟아지는 별빛

별빛과 은하수가 하늘을 수놓은 절집, 청량사 밤 풍경 (2014년 10월 25일) 고향 친구 은수 덕분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깜깜한 밤중에 가파른 오르막을 500~600m 올라갔을까... 아찔한 오르막길을 올라갔더니, 숨 막히는 풍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늑한 절집 마당에 별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워낙 별 보는 것을 좋아해 여행할 때면 한밤중에 나가서 별을 보는데, 청량사 아래에 쏟아지는 별빛은 유난히 빛났다. 까아만 하늘에 반짝이는 별빛, 그리고 은빛 은하수가 하늘을 수놓아 전율케 했다. 고요한 절집 앞에 모인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 적막을 깨고 탄성을 질렀다. 잠시 유성이 떨어지는 순간, 모두 소원을 빌었다.

기암절벽과 웅장한 산세를 보러 주왕산에 가다.

기암절벽 사이로 고운 단풍이 물들어 가는 곳,주왕산에 가다. (2014년 10월 25일) 20년 전쯤 다녀온 주왕산에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는데 워낙 서울에서 거리가 멀어 맘먹고 갈 수 없었다. 그런데 고향 친구들과 함께 주왕산 등산을 하게 되었다. 새벽 6시 40분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안동행 기차에 몸을 싣고 마음이 여유로워 졌다. 안동에서 내려 고향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만나 점심식사를 하고, 주왕산으로 출발했다. 1976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청송 주왕산(721m), 주왕계곡 일원이 2003년 10월 명승 제11호로 지정되었다. 태백산맥 남단에 위치한 주왕산은 가을이면 단풍이 곱기로 유명한 곳이다. 게다가 웅장한 산세와 기암절벽, 그리고 바위를 휘돌아 떨어지는 폭포가 장관이다. 특히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