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륀제에서 라이제까지 호수 트레킹 (2016년 9월 17일)
알프스에서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스쳐지나가기만 해도 인사를 나눈다. 먼 거리에서도 서로 눈인사를 나누어 트레킹 하는 발걸음마저 가벼워진다. 한번 스쳐지나갈 인연일지라도 수많은 트레커들과의 눈인사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륀제는 보는 각도에 따라 빛이 변하는 신기하고 아름다운 호수다. 바흐알프 호수에서도 느꼈는데, 알프스의 호수는 신비롭기만 하다. 우리는 그륀제에서 잠시 머물렀다가 무스이예제로 진행하였다. 무스이예지 가는 길은 온통 연둣빛을 한 낙엽송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마치 삼림욕장 같았다. 울창하게 서 있는 낙엽송 아래로 서서히 가을빛이 물들고 있었는데, 불현듯 가리산 생각이 났다. 강원도 홍천에 있는 가리산 낙엽송 길이 이곳과 같아, 가을빛이 노랗게 물든 가리산을 떠올리게 되었다. 이 길을 되도록 오래 걷고 싶어, 구름 속에서 산책하듯이 천천히 걸었다.
알프스 깊은 산중에서 운무 속을 걸으면서 힐링하고 있다. 아름다운 낙엽송 길이 끝나갈 무렵 옥빛 무스이예제가 나타났다. 구름이 비껴가는가 싶으면 다시 운무 속에 갇히기를 여러 차례, 우리는 이곳에서 자리 잡고 앉아,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쉬었다. 이제 라이제까지는 산허리를 하나 넘어야 하기 때문에 힘을 비축한 다음, 가파른 오르막을 걷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산등성이를 하나 넘고 나니, 양떼가 무리를 지어 축사로 가고 있었다.
우리는 블라우헤르트에서 시작되어 라이제까지,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어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트레킹을 마쳤다.
‘햇살이 비치는 곳’이란 뜻을 지닌 수네가 파라다이스에서 따끈한 커피와 달달한 핫초코로 몸을 녹이며 오늘 하루의 트레킹 구간을 회상하였다. 수네가 파라다이스역에서 케이블카 이용 체르마트로 이동했다.
그륀제
무스이예제
라이제
수네가 파라다이스 레스토랑
'해외여행 > 스위스 트레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네가 파라다이스에서 체르마트까지 걷다. (0) | 2016.10.21 |
---|---|
흰눈이 소복이 쌓인 슈텔리제 왕복 트레킹 2 (0) | 2016.10.20 |
체르마트 블라우헤르트에서 시작되는 5개 호수 트레킹 1 (0) | 2016.10.13 |
마터호른 산기슭에 위치한 체르마트를 가다. (0) | 2016.10.13 |
인터라켄 하더쿨름에 가다. (0) | 2016.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