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터호른 산기슭에 위치한 체르마트를 가다. (2016년 9월 16일)
인터라켄에서 체르마트(Zermatt, 1,608m)로 이동하며 바라보는 차창 밖 풍경은 산세가 수려하다. 인터라켄 서역에서 툰 호수를 따라가다 보면 스피츠(Spiez)역에 도착한다. 스피츠역에서 기차를 갈아타고 비스프(Visp)역에 이르렀다. 비스프역에서 체르마트역까지 가는 길은 열차가 거의 V자 협곡을 달린다. 다양한 창밖 풍경을 보노라면 지루할 틈이 없다.
체르마트는 알프스 산맥 마터호른 산기슭에 위치한 청정마을이다. 이탈리아 국경에 위치해 있고, 인구가 채 만 명도 되지 않는다. 스위스 최고의 청정마을로 자동차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체르마트의 상징 마터호른,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영화사 파라마운트의 로고로 더 유명해진 마터호른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하며 역에서 내렸다. 거리에서는 전기 택시와 마차가 여행자들을 태워 다니고 있었다.
마터호른(Matterhorn, 4,478m), 몬테로자(4,634m) 등, 해발 4,000m의 29개의 정상들로 둘러싸여 있는 체르마트는 산악인을 위한 천국이나 다름없는 마을이다. 내일부터 3일간 우리는 환상적인 트레킹을 할 것이다. 또한 유럽에서는 가장 높은 곳에서 운행하는 고르너그라트행 옥외 열차를 타고 가서 트레킹을 할 것이다. 이곳에 지금 내가 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 설렌다.
체르마트역
체르마트 전통가옥이 가장 많이 있는 힌터 도르프 거리는 16~17세기에 지어진 전통적인 목조건물이 즐비하다. 땅에서 30~50cm 되는 기둥이 세워져 있는데, 아래 사진처럼 그 위에 창고를 지었다. 쥐들이 곡식을 갉아먹거나 소시지, 빵, 말린 육류 등이 저장되어 있는 창고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기둥을 세워 높이 지었다고 한다. 체르마트에는 대부분 평평한 곳에 건물을 지었지만, 간혹 절벽 꼭대기에 아슬아슬하게 세운 건물도 있다.
힌터 도르프 거리에 체르마트의 전설적인 산악가이드 울리히 인더비넨의 부조가 새겨져 있다. 그는 생전에 무려 370번이나 마터호른 정상을 올랐다고 한다. 90세에도 마터호른 정상을 올랐다고 하니 ‘알프스의 왕’이라는 칭호가 걸맞는 분이다.
울리히 인더비 부조에서 조그만 내려가면 성 마우티우스 성당이 있고, 그 아래 공동묘지가 있다. 유럽의 공동묘지는 늘 가족들과 가까이 마을에 인접해 있고, 그래서 아늑하고 평화롭게 느껴진다. 묘지에는 주변의 산을 오르다가 사망한 산악인들의 넋을 추모하는 공간도 있다. 공동묘지 바로 옆의 다리는 체르마트에서 마터호른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장소라 인기명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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