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등산(2009년 10월 31, 11월 1일)
여행이란 늘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 2009년 10월 31일 새벽, 2박 3일 일정을 잡아 제주도로 출발하였다.
첫 날 한라산 등산을 계획하였기에 제주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성판악까지 택시로 이동하였다. 성판악 휴게소에 도착한 시간은 8시 40분. 김밥을 한 줄 사서 배낭에 넣고, 진달래 대피소를 향하여 go go~~
진달래 대피소에 다다라 휴게소에서 사온 김밥과 컵라면을 사서 점심을 먹고, 지난여름에 가득 물이 차 있던 백록담을 떠올리며 행복한 마음으로 정상을 향하였다. 네 시간 반 정도 후 도착한 백록담엔 엄청난 바람이 불었고, 온통 운무에 휩싸여 있었다. 순간 순간 구름이 걷힐 때마다, 그 순간 분화구를 보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웠다. 서둘러 백록담 북벽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전율이 느껴졌다. 웅장한 백록담 북벽을 뒤로 하고 서둘러 관음사로 내려오니, 벌써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진달래 대피소
한라산 중턱, 수많은 오름과 산님들
백록담 분화구
백록담 북벽
여행 2일 차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서둘러 나왔는데도 영실 탐방센터에 도착하니 여덟시 반, 차량이 꼬리를 물고 서 있어 휴게소까지 차량으로 올라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영실휴게소까지 40분 가량 숨이 턱에 차게 걸어 올라가야만 하였다.
산행 들머리에선 날씨가 맑았는데, 올라갈수록 안개가 자욱하여 영실 기암을 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구름이 바람에 실려 날아갈 때마다 아쉽게나마 잠깐 잠깐 오백나한과 병풍바위를 엿볼 수 있었다. 열한 시, 윗세오름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 따스한 커피로 몸을 녹이며 잠시 쉬었다. 그리고 서둘러 산행 날머리인 어리목으로 내려오는데, 울긋불긋한 단풍이 우릴 맞이 하하였다. 어제 오늘 이틀 간, 무사히 산행을 할 수 있어 감사~~^^*
윗세오름으로 가는 길, 구상나무 숲
선잣지왓
한라산 이야기를 한 어느 작가의 글에 의하면 ‘겨울 한라산은 바람도 풍경’이라고 표현하였다. 바람은 형체를 볼 수 없는 추상이지만, 소리 속에서 바람의 생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리라. 서서히 하늘이 열리고 운무가 걷히면서 한라산 풍경 속으로 소리 없이 스미는 바람... 나도 한라산의 바람이고 싶다. 한라산의 풍경이고 싶다.
어리목으로 내려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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