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실 매표소에서 병풍바위까지 (2015년 10월 25일)
우리는 영실코스로 올라가 윗세오름(1700m)에서 남벽분기점을 다녀와 어리목으로 하산할 예정이다. 그래서 아침 7시 숙소에서 우아하게 서양식 조식을 먹고, 영실매표소로 출발했다. 영실 매표소에 도착한 시간은 8시 20분, 벌써 만차되어 영실휴게소 주차장에는 주차할 수 없다고 한다. 기다릴까 아니면 걸어 올라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갓길에 차를 세우고, 이곳에서 영실휴게소까지 2.8km를 걸어 올라가기로 했다. 영실휴게소에 주차된 차량이 빠지는 대로 올라가기 때문에 걸어 올라가는 것이 빠르다는 주차요원의 말에 속아 걷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영실휴게소에서 내려오는 차량이 많아, 매표소에서 기다리던 차량이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영실휴게소 중턱에 이르렀기에 한 시간 남짓 산행을 더 한다는 생각으로 뒤돌아보지 않기로 했다.
땀을 흘리며 오르다 보니, 어느새 영실휴게소에 다다랐다. 이곳에 온 것이 얼마만인가! 몇 해가 지났다. 휴게소 뒤로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파란 하늘에 병풍바위가 위용을 떨치고 서 있다. 병풍바위 옆으로 경이로움과 장엄함을 볼 수 있는 오백나한도 살짝 엿보인다.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휴게소 매점에서 주먹밥과 과일을 사서 배낭에 챙기고, 조릿대 가득한 산으로 들어섰다. 빨간 단풍나무 위로 햇살이 내려앉아 눈이 부시다. 평평한 길을 조금 걷다보면 깎아지른 절벽이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병풍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이제 여기서부터 한 시간 가량 숨이 턱에 닿을 듯 올라가야 능선을 탈 수 있다. 한 발짝 한 발짝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병풍바위는 점점 더 그 위용을 드러내고, 어미를 생각하는 자식의 애절한 마음이 담긴 오백나한의 형상들도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실매표소에서 영실휴게소 가는 길
영실휴게소 주차장에서 바라본 병풍바위
영실휴게소에서 바라본 오백나한
병풍바위
오백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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