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강산/제주도

가을빛이 내려 앉은 제주도 사려니 숲에 가다 2

blue violet 2015. 10. 28. 23:14

사려니 숲을 걷다. (2015년 10월 24일)

 

삼나무 군락을 지나 숲으로 들어서자 고목 사이로 들어오는 강한 햇살이 우리를 맞았다. 우리가 걸어가는 양길가에는 원시림처럼 우거져 있어 좋다. 그러나 우리가 걷는 길은 간간이 포장도로가 있어, 생각과는 달리 걷기 편한 길은 아니었다. 아마도 사려니 숲길을 조성하기 전에 차량통행을 하던 곳이라서 포장된 도로가 있나 보다.

조용히 숲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숲속에서 바삭바삭 소리가 나서 쳐다보니 맑은 눈을 한 노루 한 마리가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곳에 오기 전에 노루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렇게 내 앞에 나타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이렇게 가까이서 노루를 만나기는 처음이다. 나도 모르게 “노루다. 노루!” 이렇게 살짝 말하는 바람에 쏜살같이 숲으로 숨어버렸다.    

노루를 만난 후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물찻오름 입구까지 천천히 걸었다. 물찻오름은 예약한 사람들만 갈 수 있어 우리는 가지 못했다. 그래서 삼나무 군락을 이룬 월든삼거리까지 다녀오기로 했기 때문에 삼나무군락을 만나 좀 더 진행을 했다. 월든삼거리를 1km 채 남겨놓지 않은 지점에서 우리는 다시 사려니 숲길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따라비오름을 가야하기 때문이다. 다음에 제주를 찾으면 붉은오름 입구에서부터 월든삼거리까지 진행을 하여 사려니 숲길을 걸어야겠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네 시, 따라비오름을 가는 길에 잠시 땀을 식힐 겸 카페에 들러 시원한 빙수를 먹고 억새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따라비오름으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