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친구들과 남해로 떠난 1박 2일(2015년 4월 4일)
고향 친구들과 남해로 1박 2일 여행을 떠났다.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김천구미역에 내려 서산에서 온 은수 부부와 만났다. 은수 부부는 역에서 가까운 곳에 터를 잡아, 소박한 밥상에서 사온 연밥을 쪄 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난 아침을 먹고 갔는데도, 따끈하게 쪄 놓은 연밥 하나를 다 먹었다. 차지고 얼마나 맛있던지... 친구 덕분에 아침을 든든히 먹고 난 다음, 우리는 경주로 향했다.
경주 불국사역 쪽으로 들어서자, 벚꽃이 만개해 바람이 불 때마다 꽃비가 내렸다. 마치 우리가 오는 것을 환영이라도 하듯이. 경주는 온통 정체구간이었다. 그래서 보문호수 방향에서 차를 돌려 우리는 부산 용궁사로 향했다. 용궁사에 도착하니 바닷바람이 장난 아니다. 거의 날아갈 것같이 바람이 불어, 서 있기조차 어렵다. 서울보다 남쪽인 부산이 훨씬 춥다. 그래서 용궁사에서 빨리 누리마루로 이동했는데, 누리마루로 가는 길에 비가 쏟아졌다.
조금 비를 피해 있다가 우리는 숙소에 짐을 풀고, 송정해변 근처에 있는 횟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여행 첫 날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경주
부산 용궁사
고향 친구들과 남해로 떠난 1박 2일(2015년 4월 5일)
여행 이틀째 아침이 밝았다. 어제 밤새 비가 내려 걱정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다행히 비가 그쳤다. 우리는 진해로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우선 해운대 모래사장을 조금 걷고 난 후, 7시에 진해로 출발했다. 진해로 접어들자 길가에 서 있는 가로수가 모두 벚꽃이다. 고목인 벚나무가 우리를 맞아주었다. 까만 줄기에 연분홍 꽃이 흩날리는 모습이 환상적이다.
진해 시내로 들어서자 군항제를 즐기러 온 인파가 가득하다. 우리는 군항제 기간만 개방되는 해군사관학교 투어를 하고, 아침 공기 마시며 장복산으로 향했다. 장복산을 드라이브할 때, 동백꽃은 이미 져버렸지만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정말 아름다웠다.
장복산에서 내려와 여좌천 아름다운 벚꽃터널을 조금 걸었다. 그리고 경화역으로 이동했는데, 이미 경화역에는 관광객이 발 디딜 틈 없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기찻길 따라 벚꽃에 취해 걷고 있을 때, 갑자기 경적을 울리며 경화역을 지나는 임시열차가 들어와 기차를 타고 있던 승객들이나 기찻길에서 사진을 찍고 있던 우리 모두 반가움에 서로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 우리에게 오래도록 남을 기쁨을 주었다.
장복산 드라이브 길에 만난 동백 숲
여좌천 아름다운 벚꽃터널
경화역
우리는 진해 구경을 마치고 난 후, 마산에 가서 아귀찜을 먹고 섬진강 따라 하동으로 가기로 했다.
섬진강 따라 하동으로 가는 길은 정체가 되어 멀고도 멀었다. 그래서 우리는 중간에 내려서 은모래 길을 걷기도 하고, 생각보다 늦어져 쌍계사 가는 길을 포기했다. 쌍계사 대신 최참판댁 가는 길로 접어들었는데, 작은 마을이지만 토속적이며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 마치 고향 나들이를 온 것 같았다.
우리는 최참판댁에서 나와 서둘러 구례 가는 길로 접어들었는데, 정체가 풀릴 줄 몰랐다. 전주에서 기차표를 끊었는데, 도저히 그 시간을 댈 수 없을 것 같았다. 다행이 예약승객이 취소한 표가 있어, 다음 기차표로 바꾸고 나니 마음이 조금 여유로웠다. 전주로 와서, 시간이 빠듯해 은수네 부부와 저녁 식사를 하지 못하고 서둘러 서울로 오게 되어 무척 미안했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1박 2일 즐거운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상경했다.
최참판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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